김훈 2

[하얼빈, 김훈 / 문학동네]

김훈의 책은 나오면 찾게 된다. 문체의 수려함도 좋지만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소설을 다 읽을 수는 없는 상황에서 그래도 소설을 종종 읽는다고 말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행위이다. 책의 내용은 복잡하지 않고 간단하며 분량도 많지 않았다. 대충 훑어본 김훈의 인터뷰를 보니 집필기간도 길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래서일까. 기존에 알고 있었던 안중근에 대한 정보를 좀 더 확인하게 만드는 역할에 그친다. 소설이라는 것이 결국 이야기이고 이야기를 통해 어떠한 그림을 독자들에게 전달하지만 그 그림에 탄복하기보다 소설이 전달하는 정보들에 대한 흥미에 머무르는 나를 발견한다. 그래서 좀 아쉬운 소설이라고 감히 평가해 본다.

독서일기 2023.01.09

[달 너머로 달리는 말, 김훈 / 파람북]

책을 읽고 이 소설의 주인공이 누구였는지 생각했다. 책 앞머리 제목을 들쳐보고서 사람이 아닌 말이었음을 알았다. 김훈의 소설은 인생을 객관적으로 보게 도와주는 듯 하다. 객관적이란 표현이 적절하지 않다는 느낌이 있지만.. 여기서 객관적이란 나를 포함하여 세상을 보는 관점을 순간적으로 Zoom-out 시켜서 세상과 관점과의 거리를 확보하게 한다는 뜻이다. 초나라와 단나라의 소멸은 나의 소멸(죽음), 나의 세계의 소멸, 나의 가족의 소멸, 나아가 지구의 소멸로 이어진다. 결국 모든 것은 사라지는데 초와 단의 소멸을 선제적으로 소설은 보여준다. 재미있는 대목이 몇 가지 있다. 김훈은 초와 단의 특징을 대비시키는데 초는 말(言)의 사용을 경계한다. 말은 현실에 뿌리내리게 하기보다 사람을 붕뜨게 만들며 허공을 떠..

독서일기 2022.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