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유학 5

여행 VS 유학

한국에 있을 때는 다들 외국 나가서 석박사 학위 따고 오길래 가면 그렇게 쉽게 학위 받아서 오나 싶었다. 이게 '수(number)의 착각'일지도 모르겠는데 예를 들어 전 세계에 몇 안 되는 보석은 몇 개 없다 보니 귀하게 느껴지고 여기저기서 쉽게 볼 수 있는 보석은 덜 귀하고, 덜 귀하게 느껴지니 쉽게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유학 갔다 온 사람들을 쉽게 접하다 보니 아무튼 유학이 그렇게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었나 보다. 그런데 막상 와서 느끼는 것은 '여행이랑 다르다'이다. 여행은 그 목적도 '즐김'이지만 여행을 여행이게 만드는 주요 동력은 돈만 있으면 모든 것이 가능해지는 시스템에 있다. (물론 숙박을 예약하거나 식당을 알아보는 작은 수고를 해야 하긴 하다.) 그런데 유학은 다르다. 외국어로 ..

유학일기 2023.09.06

Zac의 반란(?)과 영어 발음의 한계

Zac에 대한 이야기는 나의 이전 글을 먼저 보는 게 필요하다. 2023.08.12 - [유학일기] - Zac의 외로움 Zac의 외로움 같이 어학 수업 듣는 친구 중에 Zac이라고 있다.(젝은 수업 때 사용하는 영어 이름이다.) Zac은 중국에서 왔는데 첫날 입고 온 옷이 검은색 점퍼여서 마치 중국 공안을 연상케 했다. 첫 주에 튜터는 story.livenineone.com 아무튼 나는 Zac이 사람들과 더 어울릴 수 있도록 신경을 쓰고 있었다. 오늘만 해도 주말에 무엇을 했는지 물어보고, 같은 중국인 친구 Felix가 Zac을 데리고 어디 놀러 갔다고 했을 때 정말 잘했다고 그들을 칭찬해 주었다. (그들을 '칭찬'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보다 내가 20살은 많을 것이라는 잠정적 판단에 기인한다.) 영어..

유학일기 2023.08.15

7.21(금) / 입 좀 막고 기침 하시죠!

맨체스터 공항에 드디어 도착했다. 에티하드 항공을 탔는데 인천에서 아부다비까지 9시간, 아부다비에서 맨체스터까지 6시간이 걸렸다. 아부다비 공항에서 3~4시간 정도 기다렸다가 환승했다. 에티하드 항공은 이번에 처음 이용했다. 물론 그전에 이 항공사에 대해 들어본 적은 없었다. 다만 비행기표가 싸고 위탁수하물 허용량이 타 항공사에 비해 좋아서 주저 없이 선택했다. 처음으로 중동항공사를 이용한다는 호기심도 있었다. 맨체스터에는 두 개의 유명한 축구 클럽이 있는데 하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다른 하나는 맨체스터 시티이다. 어제 맨체스터 시티 구단 홈페이지를 방문했는데 축구복 상의에 에티하드 항공이 표기되어 있었다. 예상은 했지만 비행기 안은 추웠다. 긴 점퍼를 꺼내 입고 담요를 덮었는데도 여전히 추위가 가시..

유학일기 2023.07.24

영국 명문대학과 추천서

명문(?)대학은 좀 달랐다. 여기서 명문이란 그냥 상위권 또는 최상위권 대학을 지칭하는 것으로 봐주기 바란다. 이번에 내가 지원한 영국석사 상위권 or 최상위권 대학에는 캠브리지, LSE(런던정경대), 더럼대학교도 포함되어 있는데, 더럼은 그냥 내가 PDF파일을 업로드하는 방식으로 추천서를 받았다. 그런데 캠브리지와 LSE는 추천인의 이메일을 입력하면 대학에서 각 추천인에게 메일을 보내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그리고 교수님들께서 하시는 말씀을 들어보니 여러 질문들도 있었다고 한다. 예를 들면 언제부터 나를 알고 있었느냐, 이 학생이 속한 그룹은 몇명정도냐(즉, 소수 그룹원 중에서 이 학생을 추천하는 것이냐, 아니면 다수 그룹원 중에서 추천하는 것이냐 / 나의 경쟁력을 묻는 질문 같다.) 그러고보니 추천서..

유학일기 2022.11.25

리즈 대학과 추천서

여러 영국 대학에 지원서를 냈는데 리즈 대학으로부터 가장 먼저 오퍼를 받았다. 영국 석사 지원 시 2명의 추천인의 추천서가 필요한 것으로 흔히들 알고 있고, 대부분의 대학이 추천인 2명의 추천서를 요구했다. 하지만 리즈 대학은 추천서를 필수 서류로 요구하지 않았다. 리즈 대학 지원할 때 지원서 상에 얼핏 본 것 같기도 한데 무엇을 공부했는지를 우선적으로 본다고 한 것 같았다. 나의 학부 또는 대학원 전공이나 학점을 우선적으로 본다는 것으로 이해했다. 사실 이게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이 아닐까 싶다. 추천서라는 게 사실 좋은 말만 잔뜩 적혀 있는 주관적인 의견에 불과한데, 추천서를 통해 지원자의 됨됨이를 알 수 있을까? 영국이나 미국 사람들은 거짓이나 다소 허황된 내용으로 추천서가 작성될 수도 있다는 것..

유학일기 2022.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