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미술관 3

퀴어와 의도

영국에서 생활하면서 다양한 옷차림의 사람들, 다양하게 외모를 꾸민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브래지어를 하지 않은 여성들, 짙은 검은색(마법사와 같은?) 화장을 한 사람들은 이제 크게 놀랍지도 않다. 그런데 아직까지 다소 신기하게 느껴지는 풍경은 여장을 한 남성들이다. 여성 원피스, 망사 스타킹, 배꼽 티를 입은 남성들을 종종 보는데 아직까지 깜짝깜짝 놀란다. 한국에서 퀴어, 또는 퀴어와 관련된 분위기는 다소 집단화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평상시에는 숨어(?) 지내다가 예를 들어 '퀴어 축제'와 같은 대규모 행사를 통해 모습을 드러낸다. 한 두 사람이 일상에서 퀴어를 드러내기엔 힘들지만 다수가 같은 목적의식을 가지고 모인 곳에서는 좀 더 용기를 얻는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한국의 퀴어 문화는 좀 강경한 모..

유학일기 2023.09.14

맨체스터 미술관 어린이 공간 소개

우리나라에서 어린이에게 특화된 분야가 있다면 의료분야가 아닐까 싶다. 이곳 영국에서도 '소아청소년과'라는 전문 분야가 있는지 모르겠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있으며 어린이 병원도, 어린이 치과도 있다. 그만큼 아이들의 건강에 관심이 많아서일 텐데 그 배경에는 '내 아이를 아프게 하지 말아야 한다'는 부모의 마음을 이용한 상업주의가 자리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나는 의사가 아니고 그래서 성장기 아이들의 뇌, 심장, 간 등은 성인과 다르기 때문에 마치 별도의 영역처럼 관리하고 접근해야 한다는 관점의 결과로 소아청소년과가 생겨났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다른 진료과목들은 모두 사람의 신체 부위 또는 기능에 따라 분류되어 있는데 (내과, 외과, 피부과, 산부인과, 정신건강의학과 등등) 유일하게..

유학일기 2023.09.09

삼각탁구대

어제 와이프, 아들과 함께 맨체스터 미술관에 갔었다. 오래된 건물치고는 관리가 잘 되어 있었다. 이곳저곳 구경을 하는 중에 아이들을 위한 놀이공간 같은 곳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곳에 이것, 삼각탁구대가 있었다. 삼각탁구대라고 부르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다른 이름이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나로서는 처음 보는 물건이었다. 아이들을 위한 공간에 삼각탁구대라... 뭔가 그럴 듯한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 우리나라에 있는 탁구대는 이각탁구대다.(굳이 이렇게 이름 붙이는 것이 허용된다면) 두 사람 또는 네 사람이 경기에 나서는데 '이기거나' '지는' 것만 존재한다. 승부가 명확하게 갈리며 그래서 점수를 따는 것이 유일한 재미있다. 삼각탁구대에서 공이 오고 가는 것을 보았다. 세 사람이 함께 하는데 사실 승부..

유학일기 2023.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