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무겁지 않고 경쾌하며 산뜻하며 깔끔했다.
군더더기가 없는 영화이다.
특히 빌 머레이의 연기가 무척 좋았다.
공연 프로듀서인 주인공인 여가수와 함께 아프가니스탄에
위문공연을 하러 가지만,
전시 상황에 무서움을 느낀 여가수는 도망친다.
이후 파슈튠족 소녀의 아름다운, 천상의 목소리를 발견한 그는
그녀를 TV쇼에 출연시킨다.
이 영화는 금기의 성격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에 따르면 파슈툰족 여성은 상업적인 TV쇼에 등장하거나
얼굴을 가린 베일을 젖히거나 웃는 얼굴을 띠어서는 안 된다.
이런 행동들을 한다는 것은 곧 죽음을 각오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그녀는 가족으로부터 또는 같은 종족으로부터 수치심을
일으켰다는 이유로 생명의 위협을 느끼기도 한다.
금기는 좋은 것일까? 나쁜 것일까?
나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가치중립적 금기와
부당한 금기를 구분하려 한다.
영화에서 예를 들어 파슈툰 남자들은 TV쇼에 출연해도 되는데 여자들은
안 되는 것이라면 이것은 부당한 금기이다.
여자들만 차별할 이유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대 사회에서 남자들은 치마를 입고 회사에 가면 안 된다는 금기는
어떨까?
사실 입고 가면 안된다는 법이나 사규나 이런 것은 없지만
남자들로 하여금 치마를 입을 생각을 못하게 하는 사회문화적 금기는
분명히 존재한다.
나는 이러한 금기를 가치중립적 금기로 부르고 싶다.
사실 남자도 치마는 입을 수도 있고 안 입을 수도 있다.
치마 자체가 특별한 게 아니다.
다만 치마를 입지 못한다고 해서 남자들이 차별받는다고 느끼거나 답답함을
느끼는 것 같지는 않기 때문에 부당한 금기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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