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 3

[내 머릿속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김대식 / 문학동네]

정말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카이스트 김대식 교수의 책이다. 책은 아주 빠르게 읽을 수 있었는데 몇 가지 생각나는 부분이 있다. 일단 그전에. '나=뇌'라는 공식은 맞을까 틀릴까. 적어도 저자의 관점에서는 아닌 것 같다. 예를 들어, 눈의 착시 현상에 대한 대목이 있다.(책 32p) 지금 다시 봐도 A사각형이 B보다 더 어둡게 보인다. 그런데 정답은 아니란다. 두 사각형의 밝기가 같단다. 어둡게 보이는 이유는 나의 뇌가 그렇게 보기 때문이란다. 나에게는 두 사각형의 색깔이 달라 보이는데 객관적 진실은 아니라고 하니, 그래서 내릴 수 있는 결론은 우리 뇌가 A라고 하더라도 "아니다. 사실은 B이다"라고 반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뇌를 '나 자신'과 등치 시킬 수 없다는 부분이다. 우리는 살면서 ..

독서일기 2023.04.18

김용덕, 안도 타다오, 박문호

작년 연말을 기준으로 계속 생각하는, 생각나는 사람이다. 테라로사 서귀포점에서 커피를 마시며 김용덕의 삶을 생각했고, 본태박물관에 갔을 때 안도 타다오를 떠올렸다. 제주 여행에서 돌아와 뇌과학 책을 읽으며 박문호 박사를 돌아보았다. 테라로사 사장인 김용덕은 커피뿐만이 아니라 테라로사 건물들을 직접 설계한 것으로도 유명하다.(잠깐 학교에서 건축 공부를 했다고는 하지만) 일본의 유명한 건축가인 안도 타다오 또한 학교에서 건축 공부를 한 사람이 아니다. 뇌과학자로 유명한 박문호의 전공은 전자공학이다. (물론 전자공학과 뇌과학은 관련이 있지만 아무튼 그가 신경과학을 전공한 사람은 아니라는 말이다.) 독학으로 어떤 분야를 공부하고 성과를 내는 이 사람들을 생각하며, 나는 새삼스레 학교 교육, 구체적으로 대학 교육..

일상일기 2023.01.18

[생각한다는 착각, 닉 체터 / 웨일북]

인간이 자유의지가 있느냐 없느냐는 철학, 심리학, 인지과학, 신경과학 등에서 논의되어온 오랜 주제이다. 그래서 있다는 말일까, 없다는 말일까? 한쪽 방향으로 결론이 쉽게 날 것 같지도 않지만 난다고 하더라도 우리 삶이 드라마틱하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 같은 맥락에서 이 책의 제목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사람은 생각을 하는 것일까? 아닌 것일까? 뇌과학자 정재승이 뇌가 얼얼하다고 추천의 글에서 말한 것처럼 이 책은 상당히 급진적이다. 사실 나는 사람에게 태어날때부터 어떤 본성이 있다든지, 성선설이든지, 성악설이든지 이런 것을 믿지 않는다. 경험에 관한 '존 듀이'의 관점에 입각해서 사람의 성향, 정체성 이 모든 것들은 몸을 가진 유기체적 존재인 사람이 주위 환경과 상호 작용하면서 형성되는 그 무엇이라고..

독서일기 2022.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