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나에게 제목처럼 묻는다면 나는 조금 망설일 것 같다.
나는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일까?
잠시 고민해 본 뒤 커피를 좋아하기보다 커피 마시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라고
대답할 것 같다.
같은 말이 아니냐고 되묻는다면 조금 다르다고 대답할 것이다.
커피 자체만 놓고 보면 좋아할만한 요소는 크게 없는 것 같다.
어둡고, 탁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쓰다.
(생각해 보라. 단 음식이 맛있는지, 쓴 음식이 맛있는지를)
그런데 '커피 마시기'에는 단순히 커피를 넘어서는 어떤 의미가 있다.
여유가 있고, 분위기가 있고, 사색이 있다.
커피 마시기에는 이런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고 여겨지고 이런 것들을 소비하고 싶은 마음에
나는 커피를 마신다(고 생각한다)
아내가 괜찮은 커피숍을 발견했다길래 따라나선다.
이름은 'Just Between Friends'
다소 촌스러운 이름이지만 작고 아담하며, 그리고 단단한 이미지를 보유한 곳이다.
Long Black은 진하고 강했으며, Flat White는 약간 씁쓸한 맛을 가지고 있는 듯하면서 부드럽다.
주위에 놓여 있는 Natural Parent 잡지를 집어 든다.
이리저리 넘기다가 '아이가 기분이 상해 있을 때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을 찾아보라'는 건설적인 제안이
눈에 띈다.
small talk를 즐기는 두 점원을, 옆 자리에 앉아 동영상을 바라보며 웃는 사람들,
강아지와 함께 바깥 자리에 앉아 따뜻한 햇살을 즐기는 여자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옆 도로 공사소리와 떼쓰는 아이 때문에 오랜 시간 앉아 있지는 못했지만
잠시 커피 마시기를 즐길 수 있었다.
마신 것은 한 잔의 커피와 작은 빵이지만 이 행위에는 좀 더 복합적인 무엇이 담겨 있다
(고 항상 생각한다.)
오늘인 2023년 9월 7일(목)에 방문했다.
'유학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맨체스터 미술관 어린이 공간 소개 (0) | 2023.09.09 |
---|---|
6주간의 어학수업이 끝이 났다. (0) | 2023.09.08 |
여행 VS 유학 (0) | 2023.09.06 |
차이를 아는 능력 (맨체스터 JAFFA 방문기) (0) | 2023.09.04 |
맨체스터 코레아나 한식당 방문기 (0) | 2023.09.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