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

[오리진, 루이스 다트넬 / 흐름출판]

비평의 눈 2022. 10. 3. 11:17

책 표지를 둘러싼 띠지에는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와 어깨를 나란히 할 책!<선데이 타임스>'라고 기재되어 있다.

사실 사피엔스가 좀 더 재미있었고 흥미로웠던 기억이다.

이 책은 좀 더 지엽적이고 어려웠다.

 

저자는 영국 레스터대학교 우주연구센터에서 일하는 연구원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이 책에서 다루는 분야는 다양했다.

역사, 생물, 지리, 지구과학 등 다채로웠다.

 

이런 류의 책의 반복적 읽기를 통해 현행 인류(사피엔스)가 동아프리카에서 시작되었으며

지구의 기후변화에 적응해 가며 유라시아, 아메리카 등등으로 퍼져 나갔다는 것은 

이제 확실히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이동하면서 환경에 적응해가면서 진화가 이루어졌다는 것까지. 

 

문명사회에서 주위를 둘러보면 '사람'만 보이는 세계에 살면서,

우리가 '사피엔스'라는 하나의 '종'이고 사실 우리 말고도 인간의 '여러 종'들이 과거에 살았다는

사실은 생각할 때마다 놀라게 된다.

마치 우리 사람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최초부터 이 형태로 존재해 온 그 무엇으로 생각이 되는데

그게 아니라는 점.

당연한 것이 당연한게 아니게 되고, 확실한 것이 개연성의 자리로 물러가는 경험은 신선하다. 

 

이 책의 여러 대목중 정치적 성향과 기후 변화에 따라 지각의 형태와의 연관성을 설명하는

부분이 특히 흥미로웠다. 

 

"남동부의 광대한 빨간색 지역을 가로지르면서 민주당에 투표한 카운티들이 

매우 선명한 선으로 뻗어 있는데, 노스캘로라이나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조지아주, 앨라배마주를 활처럼 구부러지며 지나가다가 미시시피강 강둑을 따라

내려간다.... 놀라운 사실은 민주당에 투표하는 지역들을 보여주는 이 선명한 띠는

수천만 년 전의 바다가 남긴 결과라는 점이다. 미국의 지질도를 살펴보면 파란색

카운티들의 패턴이 8600만~6600만 년 전의 백악기 후기에 퇴적된 지표면 암석의 

띠를 따라 구부러지면서 뻗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172p 중)'

 

기후 변화는 인류가 사는 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그 환경은 사람의 성향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그러고보면 우리는 무척 독립적인 존재로 생각되지만 무슨 색을 좋아하는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등등 모든 우리의 기호와 성향이 우리도 모르게 우리에게 

영향을 미쳐왔고 미치고 있는 환경의 결과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