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이 교수(작가)의 책은 틈틈이 사서 모았다.
하지만 책이해가 쉽지 않아 좀체 들여다보기 어려웠는데
오랜만에 예전에 사둔 책을 읽어보았다.
이 책은 이래저래 여기저기 써놓은 글들을 하나로 엮은 수필집인데
역시 이해가 쉽지 않았다.
일단 저자가 사용하는 단어가 생소하기 때문인데
사전에 기재된 단어인데 일상에서 사용하지 않는 단어를 사용하기 자주 때문이기도 하고,
저자가 임의로 만든 단어들도 꽤 있어 보인다.
그러니 의미 전달 및 수용이 잘 되지 않는다.
또 하나는 (내가 생각하기에) 저자가 언어유희를 즐기는 것 같다.
저자는 종종 형용사와 명사를 도치하는데
예를 들어 "관념의 생활화 또는 생활화의 관념" 식으로 한 문장에
형용사와 명사를 도치한 표현도 같이 병기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방식, 장치를 통해 우리가 몰랐던, 간과했던 부분을 깨칠 수도 있겠지만
대개 이러한 접근을 통한다고 해서 글의 의미에 대한 이해가 확 깊어지지는 않았다.
물론 풍성함에 대한 시도는 칭찬할만하면서도 말이다.
재미있는 대목이 하나 있었다.
저자가 본인 자신을 천재라고 표현한 부분인데
물론 '저 자신은 천재입니다.'라고 하지는 않았고 누군가의 입을 빌려
'당신은 천재라는 것을 아시고...'라는 문장을 드러냄으로써
저자 자신도 이 부분을 부정하지 않은 것이다.
생소한 용어들, 수많은 저술들, 철학을 전공한 사람들과의 다른 글쓰기 등등
저자 자신에게는 분명 매력적인 요소가 있는 것은 분명하고
나 또한 이 매력에 이끌려 틈틈히 책을 사 모으기는 했었다.
그런데 천재 운운 대목에서 어쩌면 저자는 끔찍한 자폐를 앓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천재가 맞다 아니다를 떠나서 소통이 어려운 그의 글쓰기는 과연 저자의
사상이 심오해서일까? 아니면 소통의 방식을 몰라서일까?
아니면 소통할 필요가 없어서일까?
그럼에도 한국 철학계, 인문학계 내에서 보기 드문 사람임은 틀림없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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