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공항에 드디어 도착했다.
에티하드 항공을 탔는데 인천에서 아부다비까지 9시간, 아부다비에서 맨체스터까지 6시간이 걸렸다.
아부다비 공항에서 3~4시간 정도 기다렸다가 환승했다.
에티하드 항공은 이번에 처음 이용했다. 물론 그전에 이 항공사에 대해 들어본 적은 없었다.
다만 비행기표가 싸고 위탁수하물 허용량이 타 항공사에 비해 좋아서 주저 없이 선택했다.
처음으로 중동항공사를 이용한다는 호기심도 있었다.
맨체스터에는 두 개의 유명한 축구 클럽이 있는데 하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다른 하나는 맨체스터 시티이다.
어제 맨체스터 시티 구단 홈페이지를 방문했는데 축구복 상의에 에티하드 항공이 표기되어 있었다.
예상은 했지만 비행기 안은 추웠다. 긴 점퍼를 꺼내 입고 담요를 덮었는데도 여전히 추위가 가시지 않았다.
찬 공기에 기관지가 약한지 목이 간질간질해지며 조금씩 기침이 시작됐다.
이 기침은 맨체스터에 도착한 후에도 멈추질 않았다.
맨체스터 공항에서 위탁 수하물을 찾으려 기다리고 있었다.
나오는 기침은 멈출줄 모르고 계속되었다.
(사실 재채기라기 보다 목의 간질간질함을 없애려는 마른기침이었다.)
한국에서도 기침이 나올 때 특별히 손으로 입을 가리지는 않아서
나오는 대로 그냥 입을 열고 기침을 했다.
사실 기침에 묻어있는 성분이 깨끗하지는 않을 텐데
그 깨끗하지 않은 것들을 나의 옷에 닦느니 공중으로 흘러 보내는 게
더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이 기저에 깔려 있었다.
그러다가 excuse me라는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
뒤를 돌아보니 한 영국인 남자가 나를 보며 다음과 같이 말을 했다.
"기침을 할 때 이렇게 팔로 입을 가리고 하면 어때?
네가 계속 기침을 하는데 벌써 3번이나 너의 기침이 나의 얼굴에
닿은 것 같아"
나는 얼른 sorry, sorry를 연발하고 그때부터 기침을 자제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잠시 후 다시 뒤를 돌아보니 그 남자는 나의 뒤가 아닌 저 멀리
나의 앞으로 자리를 이동하여 짐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국이었으면 어땠을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글쎄...
나라면 그냥 자리를 피했을 것 같다.
굳이 처음 보는 사람에게 말을 걸거나 싫은 소리를 하고 싶지도 않고
사실 자리를 피하면 문제를 바로 해결하는 거니까.
그럼에도 그 남자는 나에게 정확히 본인이 무엇을 원하는지 전달하고 있었다.
이것은 영국 문화의 전형이라고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아무튼 원하는 것을 정확히 전달하는 것을 배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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