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가재도구며 이것저것을 산다고 여러 마트들을 돌아다녔다.
이불, 배게, 도마, 가위, 소금, 그릇 등등은 샀는데 아직 칼을 사지 못했다.
왜 칼이 없을까....
주방 섹션에 가도 가위는 있어도 희한하게 칼이 없었다.
가위 옆에 칼이 있어야 되는 것 아닌가...
와이프는 혹시 안전상의 문제 때문에 전시를 안 해 놓고 있는 게 아닌지
의문을 품었다.
음..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약을 한 사람이랄지, 정신적으로 불안한 사람이 전시된 칼을 사용하여
주위 사람을 해칠 수도 있으니 아예 칼을 숨겨 놓았을지도 모른다.
아니 그렇다면 마트에 칼이 있다는 것인가, 없다는 것인가, 판다는 것인가, 안 판다는 것인가.
물어봐야겠다.
M&S마트 지하에 갔다. 주방 섹션에 여전히 칼은 없었다.
"Excuse me, 혹시 주방에서 사용하는 칼이 있나요?"
"있지요. 저를 따라오세요. 사실 칼은 별도로 보관하고 있거든요"
그 사람을 따라가서 보니 보관 창고에서 2개, 3개, 5개가 들어있는 다양한
칼 상품들을 꺼내 보여주었다.
"혹시 칼을 전시해 놓고 있지 않은 이유가 있나요?"
"네 있지요. 안전상의 문제도 있고요"
우리는 이것저것 살피다가 하나의 상품을 골랐다.
그 남자가 말한다.
"혹시 괜찮으시면 여기서 결제하시고 가방에 칼을 넣어주실 수 있으세요?
칼을 사서 들고 다니시는 모습을 다른 고객들에게 보여주지 않으셨으면 해서요"
사실 마트에 흉기처럼 보이는 것들은 많았다.
가위도 있었고, 포크도 있었고, 와인병들도 무척 많았다.
그럼에도 칼을 판매하는데 이렇게 조심하는 모습을 보면
어떤 사연이 있겠지 싶은 마음이 들었다.
어떤 물건이든지 판매를 하고 그 물건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는 고객의
의사에 달려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영국은 위험한 물건의 경우 아예 물건을 판매하지 않는 것처럼 조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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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큰 공장형 마트에 간 적이 있었는데 버젓이 칼을 드러내놓고 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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