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97

[미학 수업, 문광훈 / 흐름출판]

아름다운 책이다. 단어 선정이 아름답고, 표현이 아름답다. 미학을 다룰 때는 미학을 표현하는 도구도 아름다워야 하나 보다. 저자는 독어독문학을 전공한 대학 교수이다. 그런데 책은 마치 미술학이나 미학을 전공한 사람의 그것 같다. 하나의 그림을 두고 삶의 여러 이야기들을 엮어 낸다. 희망보다는 절망을 노래하고, 기쁨보다는 우울을 얘기하지만 세상을 보는 시선은 따뜻하다. 특히 미학이 감정적인 차원에서만 머물러 있으면 곤란하고 타인과의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는 대목은 좋았다. 맞아. 그렇지 않으면 미'학'이라고 할 수 없겠지... 한 숨에 내달을 수 없는, 삶이 허할 때 두고두고 읽는 책이다. 저자의 다른 책들도 찾아보려 한다.

독서일기 2022.06.29

[왓칭 2, 김상운 / 정신세계사]

전작이 왓칭 1이 아닌 그냥 왓칭인 것으로 보아 저자는 본인이 왓칭 2를 쓸 줄 몰랐나 보다. 그럼에도 이전 왓칭을 왓칭 1로 칭한다. 왓칭 1의 주요 개념은 감정, 생각을 지켜보면 사라진다는 것이다. 지켜보지 못하니 감정과 생각과 나 자신이 뒤섞여 있고 이것이 우리를 괴롭고 힘들게 하는데 지켜보면 감정과 생각이 나 자신으로부터 떨어져 나가 자유롭게 된다는 것이 왓칭 1의 핵심이다. 왓칭 2는 후반부에는 왓칭 1과 비슷한 개념과 사례들이 등장하지만 전반부부터 중반까지는 왓칭1과 다른 두 가지 개념이 강조되는데 하나는 나 자신이 육체의 나가 아니라 육체의 나를 벗어나 빛으로 된 나가 진정한 자기 자신이니 끊임없이 자신을 확장하고 확장하는 게 중요하다는 개념이고, 다른 하나는 텅 빈 공간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독서일기 2022.06.23

[돈의 속성, 김승호 / 스노우폭스북스]

많은 것을 배웠다. 무엇보다 사람이 멋있다. 여러 번의 실패가 한 사람을 이렇게 멋있게 제련할 수 있다니... 항상 배부르게 먹지 않고 약 80% 정도 정도로 먹는다는 말,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을 때 관련된 책을 모조리 구입해서 읽는다는 말, 워렌 버핏에 대해 언급을 하면서도 본인의 돈의 씀씀이에 대하여 다른 기준이 있다는 말, 돈을 인격체로 대해야 한다는 말, 항상 겸손하고 예의를 갖춰야 한다는 말, 부동산, 금융 등에 밝아야 하고 투자가 유일한 방법이라는 말, 빨리 부자가 되지 않으려 하는 것이 가장 빨리 부자가 되는 방법이라는 말, 관심 있는 분야의 시가총액 1위 기업 주식을 매달 사서 모으라는 말, 투자에 있어서 다른 사람의 권위를 빌리지 않고 본인이 매수시점과 매도시점을 판단해야 한다는 말, ..

독서일기 2022.06.21

[생각한다는 착각, 닉 체터 / 웨일북]

인간이 자유의지가 있느냐 없느냐는 철학, 심리학, 인지과학, 신경과학 등에서 논의되어온 오랜 주제이다. 그래서 있다는 말일까, 없다는 말일까? 한쪽 방향으로 결론이 쉽게 날 것 같지도 않지만 난다고 하더라도 우리 삶이 드라마틱하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 같은 맥락에서 이 책의 제목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사람은 생각을 하는 것일까? 아닌 것일까? 뇌과학자 정재승이 뇌가 얼얼하다고 추천의 글에서 말한 것처럼 이 책은 상당히 급진적이다. 사실 나는 사람에게 태어날때부터 어떤 본성이 있다든지, 성선설이든지, 성악설이든지 이런 것을 믿지 않는다. 경험에 관한 '존 듀이'의 관점에 입각해서 사람의 성향, 정체성 이 모든 것들은 몸을 가진 유기체적 존재인 사람이 주위 환경과 상호 작용하면서 형성되는 그 무엇이라고..

독서일기 2022.06.16

[영화 브로커, 기승전결의 종말]

아기를 키울 수 없어 교회에서 운영하는 베이비박스 앞에 아기를 두는 장면에서 영화는 시작한다. 그 아기를 가로채어 팔려는 사람들, 그리고 여기에 동행하는 아기의 엄마. 돈이 필요해 아기를 팔아야 하는 현실 앞에서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돈이 되면 무엇이든 하고자 하는 현실인 만큼 이 웃음은 이내 섬뜩함으로 변한다. 일본 감독(고레에다 히로카츠)의 작품이여서 그런지, 영화는 시종일관 잔잔하다. 남해 또는 서해 바다의 파도 같다. 나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좋아한다. 그냥 다른 감독들의 영화들과 영화 형식이 다른 게 좋다. 홍 감독의 영화 형식이란 한마디로 말해 기승전결이 없는 영화이다. 결론이 없고 감독이 특별히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없다. (어쩌면 메시지가 있는 데 관객들이 특별히 눈치채지 못하..

영화일기 2022.06.16

[220614 / 인생이 평안해 지는 때]

처음 수영을 배웠을 때를 생각한다. 25미터를 쉬지 않고 한 번에 가는 게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런데 지금은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하면 수십 번을 왔다 갔다 할 수 있다. 오늘 아침 수영을 하면서, 특별히 팔에 다리에 힘을 주지 않고 그냥 물살이 저어주는대로 몸을 맡기는 심정으로 수영을 했다. 빨리 가려는 마음도 버렸다. 그러니 그냥 물이 나를 끌고 가는 것만 같았다. 물과 내가 하나가 된 것 같았다. 물을 정복하려는 마음이 없으니 서로 적대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인생도 이러한 때가 오겠지? 특별히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레 흘러가는 때. 평안해 지는 때. 그때를 기다린다.

일상일기 2022.06.14

[역행자, 자청 / 웅진지식하우스]

안녕하세요~ 비평의 눈이에요~~ 오늘은 ‘경제적 자유’에 관한 책인데요. 그럼 '바쁜 여러분들을 위한 5분 리뷰' 시작합니다!! 이 책은 '자청'이라는 사람이 스스로 어떻게 경제적 자유를 이루게 되었는지 서술하고 있는 책인데요. 7단계 과정으로 나누어 그 여정을 설명하고 있어요. 1단계 : 자의식 해체 2단계 : 정체성 만들기 3단계 : 유전자 오작동 4단계 : 뇌 자동화 5단계 : 역행자의 지식 6단계 : 경제적 자유를 얻는 구체적 루트 7단계 : 역행자의 쳇바퀴 단계가 좀 많지요? 보시면 1~4단계까지는 ‘내면’의 문제를 다루고 있고, 5단계 이후부터 외부의 지식을 다루고 있지요. 요즘 뇌과학, 인지과학, 무의식 등의 개념을 자주 접할 수 있는데요. 특히 무의식(subconscious)의 경우 성공의..

독서일기 2022.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