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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명문대학과 추천서

명문(?)대학은 좀 달랐다. 여기서 명문이란 그냥 상위권 또는 최상위권 대학을 지칭하는 것으로 봐주기 바란다. 이번에 내가 지원한 영국석사 상위권 or 최상위권 대학에는 캠브리지, LSE(런던정경대), 더럼대학교도 포함되어 있는데, 더럼은 그냥 내가 PDF파일을 업로드하는 방식으로 추천서를 받았다. 그런데 캠브리지와 LSE는 추천인의 이메일을 입력하면 대학에서 각 추천인에게 메일을 보내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그리고 교수님들께서 하시는 말씀을 들어보니 여러 질문들도 있었다고 한다. 예를 들면 언제부터 나를 알고 있었느냐, 이 학생이 속한 그룹은 몇명정도냐(즉, 소수 그룹원 중에서 이 학생을 추천하는 것이냐, 아니면 다수 그룹원 중에서 추천하는 것이냐 / 나의 경쟁력을 묻는 질문 같다.) 그러고보니 추천서..

유학일기 2022.11.25

[Dead Poets Society, N.H.Kleinbaum / Kingswell Teen]

제목을 영어로 적은 이유는 영어 원서로 읽었기 때문이다.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제목으로 영화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는데 영화를 보지는 못했다. 분명히 소설 또한 한글로 번역이 되어 있을 것 같다. 재미있었다. 명문고등학교 내에서 다들 좋은 대학 입학만을 목적으로 학생들을 가르칠 때 진정한 교육을 실천하려고 하는 키팅 선생, 그리고 조금씩 키팅의 가르침을 삶 속에서 구체화하며 성장해 가는 학생들의 모습들, 거기서 오는 갈등과 기쁨들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이야기가 순조롭게만 진행될수만은 없는 법. 마지막에 네일의 죽움을 통해 이야기를 절정으로 치닫게 하면서 결국 키팅이 학교를 떠나게 만드는 방식은 부득이한 구조적 전개로 보인다. 학생들은 비밀 모임을 통해 '죽은' 시인들의 시를 읽지만, 결국 네일이 죽..

독서일기 2022.11.25

[가게일기, 바이홍 / 초능력]

이태원에 있는 '초능력'이라는 Bar 사장님이 지으신 책이다. 이곳은 2019년 가을에 한차례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이름이 특이했고(초능력?) 분위기가 어둑어둑했던 기억이다. 그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와이프의 친구가 확보한 책이 집에 있어 읽게 되었다. 소소한 이야기들이다. 10년 넘게 가게를 운영하면서 느끼고 생각하고 경험한 것들이 특유의 말투를 통해 담담히 서술되어 있다. 예전에 미술 관련 일을 하셔서 그런지, 왠지 풍부한 감수성과 사물을 바라보는 예리한 시선이 느껴진다. 그럼에도 그 예리함이 따뜻한 감성과 어우려져, 버무려져 있다. 최근 와이프는 과거에 읽은 책들의 내용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며 여러 좋은 책읽기 방법들을 찾아보고 있다. 물론 책이 주는 좋은 정보와 유익한 스토리를 간직하고 기억..

독서일기 2022.11.25

리즈 대학과 추천서

여러 영국 대학에 지원서를 냈는데 리즈 대학으로부터 가장 먼저 오퍼를 받았다. 영국 석사 지원 시 2명의 추천인의 추천서가 필요한 것으로 흔히들 알고 있고, 대부분의 대학이 추천인 2명의 추천서를 요구했다. 하지만 리즈 대학은 추천서를 필수 서류로 요구하지 않았다. 리즈 대학 지원할 때 지원서 상에 얼핏 본 것 같기도 한데 무엇을 공부했는지를 우선적으로 본다고 한 것 같았다. 나의 학부 또는 대학원 전공이나 학점을 우선적으로 본다는 것으로 이해했다. 사실 이게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이 아닐까 싶다. 추천서라는 게 사실 좋은 말만 잔뜩 적혀 있는 주관적인 의견에 불과한데, 추천서를 통해 지원자의 됨됨이를 알 수 있을까? 영국이나 미국 사람들은 거짓이나 다소 허황된 내용으로 추천서가 작성될 수도 있다는 것..

유학일기 2022.11.23

[몰입영어, 황농문 / 위즈덤하우스]

책의 분량은 얇다. 책을 읽었을 때 이 방법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영어는 언어이기 때문에 공부의 대상이 아니라고 말한다. 이 말에 동의를 하면서도 그럼 영어 책을 펼치는 행위는 '공부'인지 아닌지 헷갈려했다. 저자는 언어는 자전거 타는 것과 같다고 한다. 이 비유가 적절한 것 같다. 몸에 익는 것, 그래서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 언제든지 자전거를 탈 수 있듯이 영어도 몸에 익혀서, 그래서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것일 게다. 그럼 어떻게 영어를 몸에 익힐 수 있을까? 저자는 암묵기억을 발달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그동안 한국 사람들은 시험 잘 보기 위주의 외현기억 발달에만 치중했는데 이제는 암묵기억 발달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암묵기억은 듣기와 말하기를 통해 발달하..

독서일기 2022.11.23

[미국사, 앙드레 모루아 / 김영사]

우리가 태어나기 전에 미국이라는 나라는 있었다. 그래서 이 나라는 아주 오래된, 마치 지구가 생겨날 때 같이 생겨난 나라처럼 생각되기도 한다. 그런데 미국은 신생국가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볼 때 생겨난 지 얼마 되지 않은 국가이고, 그래서, 이런 국가가 세계의 강대국으로 우뚝 솟은 현재의 상황이 아찔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미국의 생겨남은 유럽 국가의 신대륙 발견, 식민지 정복의 맥락에서 살펴봐야 한다. 영국, 스페인 등이 동쪽으로 서쪽으로 새로운 지역을 개척하기 위해 동분서주했고, 현재 아메리카라고 불리는 대륙을 발견하게 된다. 여러 정치적 이유, 종교적 이유로 영국 사람들이 미국 동부 쪽에 거주하기 시작했고 한동안 본국(영국)의 지배를 받다가, 갈등이 심해지면서 독립선언을 하게 된다. 그리고 본국과의..

독서일기 2022.11.23

[봄날은 간다, 김영민 / 글항아리]

예전부터 이 교수(작가)의 책은 틈틈이 사서 모았다. 하지만 책이해가 쉽지 않아 좀체 들여다보기 어려웠는데 오랜만에 예전에 사둔 책을 읽어보았다. 이 책은 이래저래 여기저기 써놓은 글들을 하나로 엮은 수필집인데 역시 이해가 쉽지 않았다. 일단 저자가 사용하는 단어가 생소하기 때문인데 사전에 기재된 단어인데 일상에서 사용하지 않는 단어를 사용하기 자주 때문이기도 하고, 저자가 임의로 만든 단어들도 꽤 있어 보인다. 그러니 의미 전달 및 수용이 잘 되지 않는다. 또 하나는 (내가 생각하기에) 저자가 언어유희를 즐기는 것 같다. 저자는 종종 형용사와 명사를 도치하는데 예를 들어 "관념의 생활화 또는 생활화의 관념" 식으로 한 문장에 형용사와 명사를 도치한 표현도 같이 병기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방식, 장치..

독서일기 2022.11.05

[Jazz It Up, 남무성 / 서해문집]

직전에 포스팅한 책(한국 근현대사)도 서해문집에서 나온 책인데 이 책 또한 그렇다. 서해문집에 대해 알아봐야겠다. 내가 재즈를 좋아하는지 모호할 정도로 그동안 재즈는 안개와 같았다. 와인 한 잔 할 때 습관적으로 재즈를 찾았지만 쳇 베이커나 빌 에반스 등 몇몇 익숙한 사람들에 한정되어 있었다. 이 참에 재즈에 대해 다소 학문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 같아 집어 든 책이 '남무성의 만화로 보는 재즈의 역사'라는 부제가 붙은 'Jazz It Up'이다. 아직까지 만화는 아이들이 보는 책이라는 편견이 있는 것 같다. 나 역시 이 편견의 안락함에 거주하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만화는 하나의 장르이며 내용을 전달하는 양식이지 장르 자체가 독자들의 연령층을 규정화 하는 것은 아닐 것으로 생각이 든다. ..

독서일기 2022.10.19

[함께보는 한국 근현대사, 역사학연구소 / 서해문집]

미국사나 유럽 역사에 관한 책은 틈틈이 보려고 하면서 한국사 관련 책은 중고등학교 때 어렴풋이 배웠다는 이유로 찾아보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었다. 그렇게 흩어져 있는 지식을 모으고 이 참에 흐름을 파악해보고자 이 책을 읽었다. 이 책은 특정 저자가 아닌 여러 역사학자들이 쓴 책으로, 그래서 그런지 어떠한 관점보다는 사실 위주로 내용이 전개되어 있다. 조선 후기부터 김대중 대통령까지 대내외 환경, 정치 상황, 여러 사태, 사회 현안들이 비교적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이 책을 끝까지 읽고 난 느낌은 지난 100년이 무척 피곤하고 힘든 시기였다는 생각이다. 조선 후기에는 끊임없이 문호를 개방하라며 미국, 일본 등의 괴롭힘이 있었고, 이후 일제 치하에서의 각종 수탈, 민중의 괴로움, 독립운동의 고단함이 광복 때..

독서일기 2022.10.13

[영화 카스바, 금기의 사회학]

영화가 무겁지 않고 경쾌하며 산뜻하며 깔끔했다. 군더더기가 없는 영화이다. 특히 빌 머레이의 연기가 무척 좋았다. 공연 프로듀서인 주인공인 여가수와 함께 아프가니스탄에 위문공연을 하러 가지만, 전시 상황에 무서움을 느낀 여가수는 도망친다. 이후 파슈튠족 소녀의 아름다운, 천상의 목소리를 발견한 그는 그녀를 TV쇼에 출연시킨다. 이 영화는 금기의 성격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에 따르면 파슈툰족 여성은 상업적인 TV쇼에 등장하거나 얼굴을 가린 베일을 젖히거나 웃는 얼굴을 띠어서는 안 된다. 이런 행동들을 한다는 것은 곧 죽음을 각오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그녀는 가족으로부터 또는 같은 종족으로부터 수치심을 일으켰다는 이유로 생명의 위협을 느끼기도 한다. 금기는 좋은 것일까? 나쁜 것일까? 나는 좋지도 나쁘지도 ..

영화일기 2022.10.13